첫회사

입사

2021년 8월 18일 프론트엔드개발자로써 들어간 첫 회사인 피어테크(지닥)에 입사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드디어 개발자가 됐구나 하고 엄청 두근두근 했던 것 같아요.

첫 회사는 가상화폐거래소였고, 사실 4대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을 제외하면 다들 모르시지만, 당시에는 거래량으로는 5등이었습니다..

회사에 개발팀에서 파트는 총괄(CTO님), 어드민, 지갑, 거래소 서버, 프론트 이렇게 있었고 나를 제외해서 개발자는 총 6분이 계셨다.(개발자분들은 저의 아버지뻘 되시는 분들이신 짬만 합치면 100년도 그냥 넘어가시는 분들이셨다.)

이상했던 게 프론트엔드 개발자는 없었어요…

맥북과 다른 장비들을 받고 깃허브에서 코드를 클론하여 코드를 살펴보고 로컬 서버를 실행했는데, 로컬 서버가 실행이 안 됐었습니다…

처음이라서 엄청 기억에 남았던 것 같습니다…

이력도 확인해보고 하니까 프론트 코드는 그냥 방치가 되어있었고, 아무도 수정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CTO님께 얘기를 들어보니까 사람을 뽑으면 다 들어오자마자 다 나가서 방치가 됐다고 하셨습니다..

왜 힘들게 회사를 입사해서 다 나가는지 이해가 안 갔어요

거래소 코드는 일반적인 부분이 아니면 만지기가 참 부담스러웠습니다.

사람의 돈과 연결이 되어있어서 잘못 수정하면 모든 책임을 내가 지게 되어서 엄청 신중하게 코딩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살아남으려고 엄청 노력을 했었습니다.

첫 프로젝트

첫 번째 프로젝트는 거래소에서 원화를 사용하지 못 하게 하는 것과 KYC인증(간단하게 고객 신원확인)를 할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었습니다.

정부에서 정책을 내놓은 게 가상자산사업자를 취득해야지 가상화폐거래소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 때문에 기본 회원들 전체에 KYC인증을 강제로 하게 만들었습니다. (KYC인증이 되어야 고객 신원확인이 돼서 이상한사람(진짜 테러범, 북한인, 금융범죄자)가 사용하지 못 하게 할 수 있다.)

KYC인증 프로젝트는 참 힘들었다. 일단 신분증 인증을 할 수 있는 OCR을 하는 페이지를 구현해야하고, 사실 회원가입절차, 개인정보수정 페이지 전체를 새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아직 서비스 로직도 제대로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혼자서 프론트엔드 개발을 전체 하기에는 많이 힘들었습니다.

매달 택시비 70만원이상 나온 야근이 이때부터 시작이 됐습니다.

보통 9시에 출근해서 새벽 1 ~ 2시에 퇴근하는 일상을 살았고, 회사(삼성동)에서 집(화성 병점)까지 새벽 택시로 1시간이 걸려서 집에 2 ~ 3시에 도착해서 바로 씻고 자면 3 ~ 4시간만 자고 바로 일어나서 씻고 출근을 했었습니다.

사실 저는 모든 개발자가 다 이러는 줄 알았습니다.(개발자하면 야근이지 !)

OCR페이지를 구현하다가 생각보다 잘 안 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밤에 계속 수정을 하다가 지갑 개발자분이 나를 회의실로 불러서 말씀하셨습니다.

남들 다 만드는 건데 너는 왜 남들이랑 똑같이 못 만드냐고 너는 재능이 없으니 그냥 퇴사하라고 엄청 쏘아대시면서 말씀 하셨습니다.

그날 옥상에서 엄청 울었던 것 같아요 ㅠㅠ..

근데 사실 맞는 말이죠

당시에는 주에 혼자 80시간 이상 일하면서 정신이 너무 피폐해진 상태라 더욱 감정적으로 받아드린 것 같습니다. (모든 감정의 충동은 이성으로 통제되어야해 - 오만과 편견)

추석연휴에도 집에 못 가고 30시간 이상 연속으로 개발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노력하니까 결국 다 완성해서 가상자산사업자 4호를 취득 성공 !!!

분위기?

우리회사는 스타트업이었습니다.

내가 개발자로써는 여기만 회사를 다녀봐서 다른 회사의 분위기는 모르겠지만, 피어테크는 사람이 많이 들어왔다 나갔다 했었습니다.

입사하고 3달인가 4달만에 C레벨을 제외하고 사번 3등이 되었습니다 ㅎㅎ(짬킹 !)

그래서 회식(엄청 자유로운 분위기) 때 어른들께서 선배님선배님 하시면서 장난도 많이 치셨습니다. ㅎㅎㅎ

보통 사람들이 근속을 2 ~ 3개월도 안 하셔서 근속년수보다는 근속월수가 가까웠고, 좀 오래 다니다 보니까 다들 엄청 인정해주시는 느낌이었습니다. (오래 다녀서 프론트 개발자를 결국 안 뽑아주시고 퇴사까지 혼자 했다… 퇴직금 받은 사람도 별로 없었다네요..)

그래서 다른분들도 나를 많이 좋아해주셔서 점심 먹을 때 메뉴를 내가 많이 정한 것 같습니다!(사실 귀찮으셨을 수도)

트러블

저는 개발자분들과는 큰 트러블이 없었습니다.

항상 내가 맞추거나 다른 개발자분들이 나한테 맞춰주셔서 스무스하게 일을 같이 진행했던 것 같아요.

근데 기획팀장님이랑은 트러블이 조금 있었습니다.

배포는 개발자, 인프라 엔지니어한테 엄청나게 큰 작업입니다.

배포를 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서비스가 동작을 안 해서 고객에게 문제가 생겨서 회사가 신뢰를 잃을 수 있어 엄청 큰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획팀장님은 문구 수정과 같은 작은 작업을 매일 찾아내서 매일 배포를 원하셨지만, 배포 하나의 리소스가 너무 낭비되기도 했고, 문구 하나가 엄청 중요한가 싶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토론을 엄청 했고, 사실 제가 졌습니다.

음.. 애초에 기획팀장 vs 개발팀원 이렇게 토론하는 것이 상대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획팀원 vs 개발팀원이면 괜찮지만 회사에 직급이 없다고 해도 상대는 팀장이기 때문에 저도 우리 개발팀장님이신 CTO님께 사정을 말씀드려서 일을 진행했습니다.

의견은 맞지 않았지만 서로 공통된 점 하나는 서비스를 위하는 것이기 때문에 배포일을 정해서 긴급하게 문제가 되는 것 아니면 목요일마다 배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주 5일 배포에 비하면 CTO님의 승리로 끝)

퇴사

회사를 1년 4개월 다니고 퇴사를 결심하였습니다.

이유는

첫 번째

재직자전형으로 인하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공학과를 지원했고,

저의 고등학교 성적과 생활기록부를 봤을 때 충분히 합격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 못 즐긴 대학 라이프를 즐기자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지금도 잘 다니고 있어요~~

두 번째

성격변화

하루에 짧으면 2시간 길면 4시간을 자면서 일하다 보니까 저의 성격이 엄청 거칠어졌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칼퇴근은 달에 한 번 하면 많이 한 수준이고 23시 이후 택시비가 지원이 되었는데, 달마다 법카 택시비가 70 ~ 80만원이 나왔습니다. (삼성동 => 병점 5~6만원)

잠을 적게 자다보니까 원래 사이가 좋았던 부모님께 사소한 일에도 성질을 내기도 했고, 원래 엄청 긍정적이고 밝았던 나 자신이 부정적이고 어두워지게 됐습니다.

(어른들께서 잠이 보약이라고 하신 말씀에 대해서 이해를 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정신적으로 너무 깨끗해졌습니다.)

다시 개발

그래도 저는 다시 개발을 할겁니다. nodejs도 계속 만져보기도 하고, 옛날 생각을 하니까 개발을 하는 순간의 감정이 너무 행복했다고 생각이 들어서 다시 개발을 할겁니다.